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
메모리 반도체 값이 다시 한 번 예상을 넘어섰어요.
지난 9월 3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 반도체 가격을 조사하는 대만 기관)가 올해 4분기 메모리 계약가 전망을 내놨는데요. 범용 D램(여러 기기에 두루 쓰이는 메모리)은 직전 분기보다 1015% 오르고, 낸드(스마트폰·SSD에 들어가는 저장용 메모리)는 1520% 오른다는 겁니다. 전체 D램만 보면 15~20% 상승이에요. (트렌드포스, 2026년 9월 30일)
이게 왜 화제냐면요, 불과 한 달 전인 8월 자료에서는 같은 항목이 "서버용 DDR5가 38% 오른다"는 수준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전망치가 한 달 만에 두세 배로 뛴 겁니다. 1015%라는 숫자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 반도체 같은 부품이 분기마다 두 자릿수로 오르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에요. 보통 부품 가격은 1년에 몇 % 움직이는 게 정상이니까요.
잠깐, 그럼 "메모리 가격 상승이 둔해지고 있다"는 그동안의 얘기는 뭐였냐고요? 그 얘기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어요. 상승 속도 자체는 예전만큼 가파르지 않아요. 그런데 "고원(높은 지대)의 높이"는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거예요. 산을 다 올라 정상에 도착했는데, 그 정상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는 셈이죠. 그래서 이익의 정점(가장 돈을 많이 버는 시점)도 2026년이 아니라 2027년일 가능성이 커졌어요.
숫자를 좀 더 볼까요. 마이크론(미국 메모리 회사)의 최근 분기 매출은 414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45% 늘었고, 매출총이익률(물건을 팔고 남는 비율)이 84.9%에 달해요. 다음 분기 회사 전망치는 매출 500억 달러, 주당순이익 31달러, 총이익률 86%입니다. (마이크론 실적 프리뷰, Zacks·Investing.com 등, 2026년 9월 14~28일)
86% 총이익률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감을 잡으시면요 — 1,000원짜리를 팔아 860원이 남는 겁니다. 보통 제조업은 20~30%만 돼도 잘하는 거예요.
수요 쪽을 보면,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회사들)의 설비투자가 2026년에 98%, 2027년에 50% 늘어날 전망이고요(트렌드포스, 2026년 8월 보도). 서버용 D램 가격은 2025년 하반기에 64%, 2026년 한 해에 270% 올랐습니다. 1년 만에 가격이 거의 4배 가까이 된 거예요.
공급은요? 2027년에 서버용 D램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AI 칩 옆에 붙는 고성능 메모리)을 합친 물량이 27% 늘어날 전망인데, 수요 증가 속도가 그보다 더 빠릅니다. 파는 쪽이 못 따라가는 거죠.
한 가지 더요. 낸드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해요. 기업용 SSD(서버에 쓰는 저장장치) 계약가는 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23~28% 급등하는데, 소비자용은 최소한의 인상에 그치고 있어요(트렌드포스, 2026년 9월 30일). 같은 메모리인데 기업용만 쭉쭉 오르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요 — 구조를 보면요 💡
표면적으로는 "AI 때문에 메모리가 부족하다"인데, 그 아래를 보면 훨씬 단단한 물리적 이유가 있어요.
첫째, AI 연산에서 병목이 연산 속도가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이라는 점이에요. GPU(그래픽처리장치, AI 연산을 하는 칩)가 아무리 빨라도,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메모리가 느리면 칩은 놀고 있게 돼요. 이게 바로 HBM이 각광받는 이유고요. AI 학습·추론에서 메모리가 병목이라는 사실이 유지되는 한, 이 수요는 잘 사라지지 않아요.
둘째, 공급이 못 따라가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요. D램을 만들려면 먼저 청정실(먼지 하나도 없어야 하는 초정밀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새로 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장비를 들여오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고, 공정 난도도 매년 높아져요. 돈이 있다고 바로 못 늘리는 구조예요.
실제로 2026년 D램 업계의 설비투자는 6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늘어나는 데 그쳤어요(트렌드포스, 2025년 11월 13일 조사). 마이크론 135억, SK하이닉스 205억, 삼성 200억 달러 수준입니다. 청정실 공간이 부족해서 삼성·SK하이닉스만 소폭 증설이 가능하고, 마이크론은 미국 ID1 팹(공장)이 완공되는 2027년까지 신규 물량이 없어요. SK하이닉스는 2026년 설비투자/매출 비율을 30% 중반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건 2025년 업계 평균(31%)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지금 돈 벌린다고 우르르 증설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이게 공급 부족을 길게 만드는 요인이에요.
그럼 이 병목이 풀리면 어떻게 되나요? 여기가 중요해요.
2027년에는 HBM이 업계 D램 웨이퍼(반도체 원판) 총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할 전망이에요(삼성전자 김태우 부사장, 2026년 9월 29일). 그런데 HBM 수요는 매년 50~60%씩 늘고 있어요. 이 속도가 유지되면 2년 뒤에는 HBM 하나가 웨이퍼 능력의 절반 이상을 잡아먹어야 하는데,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 웨이퍼 총량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성장률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아요. 대신 둘 중 하나로 수렴하게 됩니다. (1) 가격으로 물량을 배분하거나(비싸게 팔아서 아무나 못 사게), (2) 칩 하나에 들어가는 메모리 양을 줄이는 최적화로 가거나요. 둘 다 결국 "가격 상승이 멈추는 방향"이에요.
그리고 병목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요. 지금은 D램 웨이퍼와 HBM 후공정(칩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병목이라 메모리 3사와 장비사가 이득을 봐요. 다음 단계에서는 병목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패키징으로 이동합니다 — 실제로 TSMC가 CoWoS(고성능 칩을 묶는 패키징) 증설을 가속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베이스다이(메모리 밑에 깔리는 로직 칩) 최신공정 배정을 늘리는 게 관측돼요(DS투자증권, 2026년 9월 29일). 그다음엔 팹과 데이터센터에 전기가 부족해지면서 전력 인프라로 병목이 옮겨가고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 수혜가 시간에 따라 옮겨간다는 뜻이거든요. 지금 잘 버는 회사가 내년에도 똑같이 잘 벌 거라고 자동으로 가정하면 안 되는 이유예요.
시장은 이렇게 보는데, 저희 생각은요 🤔
여기서부터가 이 리포트의 핵심이에요. 시장 다수 의견과 저희 생각이 어디서 같고 어디서 갈리는지 보여드릴게요.
ⓐ 먼저, 시장 다수 의견(컨센서스)은 이래요.
"AI 서버 수요로 D램·낸드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2028년에 완만하게 정상화되며, 이익을 더 올려 잡을 여력은 줄었으니 다음 촉매는 장기공급계약(LTA)과 주주환원이다." (번스타인 2026년 9월 29일, 트렌드포스 2026년 9월 30일, iM증권 2026년 6월 22일, UBS·BMO 2026년 9월, 모건스탠리)
LTA는 "앞으로 몇 년간 이 가격에 사겠다"는 장기계약이고, 주주환원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말해요. 시장은 대체로 낙관 일색이고, 실제로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은 29개 매수에 1개 중립일 정도로 만장일치에 가까워요.
ⓑ 저희가 동의하는 부분
방향은 같아요. 초호황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2028년에 정상화된다는 큰 그림, 그리고 지금의 공급 부족이 진짜라는 점은 저희도 동의합니다. 숫자도 그대로 인정해요.
ⓒ 저희가 갈라지는 부분 — 세 가지예요.
첫째, 사이클이 끝나는 이유가 다르다고 봐요. 시장은 "수요가 꺾여서" 끝난다고 보는 반면, 저희는 "구매자가 스스로 가격을 누르기 시작해서" 끝난다고 봅니다. 지금 메모리가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 47%인데, 2027년에는 68%까지 올라가요. 총지출의 3분의 2가 메모리값이라는 뜻이에요. 이렇게 되면 사는 쪽 입장에서 "메모리값을 어떻게든 낮춰야겠다"는 강한 유인이 생깁니다. 실제로 수단도 있어요 — GPU 한 개당 HBM 탑재량을 줄이거나, 범용 D램 구성을 낮추거나, 추론 효율을 최적화하거나, 자체 칩을 늘리는 거죠. 즉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가, 사는 쪽이 그 가격을 피할 방법을 찾게 만드는 구조예요. 그래서 마진이 꺾이는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봅니다.
둘째, 이익 정점 시점을 2026년이 아니라 2027년으로 봐요. 9월 말 가격 전망이 상향되면서 이익 정점이 1년 밀렸다고 보는 겁니다.
셋째, 수혜의 무게중심이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이동한다고 봐요. 그리고 역발상(contrarian) 종목을 메모리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는 회사(클라우드 대기업)로 잡았어요.
ⓓ 그런데 — 저희 관점에 대한 반론도 있어요. 정직하게 말씀드릴게요.
가장 강한 반론은 **"역사가 반복된다"**예요. 과거 메모리 초호황은 1995년, 2000년, 2010년, 201718년에 있었는데, 네 번 모두 정점을 찍은 뒤 6~12개월 안에 무너졌어요. 특히 201718년엔 3사 과점, 사상 최대 실적, 낮은 PER이 지금과 똑같이 나타났고, 그로부터 1년 안에 D램 가격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번엔 다르다"는 논리가 역사적으로 맞아떨어진 비율은 거의 0%에 가까워요.
저희가 "이번엔 다르다"고 하는 근거는 두 가지예요. (i) 이번엔 매출·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이 LTA로 묶여 있고, 마이크론은 약 1,000억 달러어치 take-or-pay(사든 안 사든 돈을 내야 하는 계약)를 확보했어요(번스타인, 2026년 9월 29일). (ii) HBM4의 진입장벽이 높아서 3사 과점이 유지된다는 점이고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2017~18년에도 3사 과점이었어요. 다만 그때는 LTA가 없었죠. 그래서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걸로 확신도를 크게 높이기엔 약해요.
또 하나의 반론은 **"자료가 사실상 한 곳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트렌드포스·번스타인·iM증권·UBS·BMO가 모두 트렌드포스의 계약가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인용해요. "여러 기관이 동의한다"는 게 독립적인 증거 여러 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자료 1개 + 해석 4개일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가격 전망치는 전부 트렌드포스 숫자에서 나와요. 이 점은 저희도 조심스럽게 보고 있어요.
정리하면, 저희 확신도는 중간 정도예요. 이 반론들이 맞다면 — 즉 역사가 반복되거나, 트렌드포스 숫자가 틀렸다면 — 저희가 틀린 거예요. 그래서 아래에서 "무엇을 보면 우리가 틀린 건지 알 수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방향은 이미 74~82% 반영됐어요. 섹터 전체로 보면 76점 정도고요. 100점이 "완전히 반영"이라면 지금은 대략 4분의 3이 반영된 상태라는 뜻이에요. 남은 기회는 4분의 1 남짓에서 나온다는 얘기죠.
왜 이렇게 봤냐면요. 마이크론 주가는 2026년 들어 260~280% 올랐고(TipRanks 2026년 9월 23일, Investing.com 2026년 9월 28일),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1,255) 부근에서 거래돼요. 반면 SK하이닉스는 2026년 9월 29일 종가 176만 5,000원으로, 6월 고점(298만 7,000원) 대비 40% 이상 낮은 자리에 있어요.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최고 63만 원까지 올라왔고요. 같은 호황인데 주가는 회사별로 크게 갈린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갈 게 있어요. 이게 이 리포트의 차별점이에요.
마이크론의 선행 PER(앞으로 벌 돈 대비 주가 수준)이 약 7.1배, SK하이닉스 PBR(순자산 대비 주가)이 2.1배예요. 숫자만 보면 "엄청 싸다"고 느껴지죠. 보통 PER 7배면 시장이 저평가하고 있다고 봐요. 그런데 사이클 산업에서는 이게 함정일 수 있어요. 지금 이익이 사이클 정점이라서 PER이 낮게 보이는 것일 수 있거든요. 반도체 같은 사이클 산업에서 "피크 실적 기준 저PER"은 저평가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곧 이익이 꺾일 것"이라는 시장의 경고 표시인 경우가 많아요. 이익이 반토막 나면 같은 주가에서도 PER은 두 배가 되니까요.
그러니까 "싸 보이는 게 왜 싼 걸까요?"를 물어야 해요. 시장이 뭔가 알고 있어서 싸게 두는 건 아닐까요?
다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좀 달라요. LTA와 선수금이 이익의 하한선을 만들어주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처럼 완전히 붕괴하는" 것과도 달라요. 이 두 힘 — 시장의 정점 경계와 계약이 만들어주는 하한선 — 이 서로 상쇄되면서 지금의 주가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어떤 종목이 엮여 있나요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이런 이유로 엮여 있다"는 설명이에요.)
수혜 쪽 — 7종목, 그런데 반영도가 55~85로 갈려요.
- 마이크론(MU): 이미 82% 반영됐어요. 올해 들어 260~280% 오르며 시총 1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좋은 뉴스는 대부분 주가에 들어가 있어서, 앞으로는 "실적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가 관건이에요.
- 샌디스크(SNDK): 반영도 85%로 가장 높아요. 낸드 가격 급등을 가장 먼저 다 반영한 케이스예요. 낸드 장기계약도 8건, 939억 달러어치를 확보했고요(번스타인, 2026년 9월 29일).
- SK하이닉스(000660): 반영도 74%. HBM 점유율 1위(2026년 HBM4 점유율 54%,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인데도 6월 고점 대비 40% 낮은 자리에 있어요.
- 삼성전자(005930): 반영도 **55%**로 수혜주 중 가장 낮아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고(2026년 2월) 엔비디아·AMD 퀄도 통과했는데,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반영됐어요. 저희가 "수혜의 무게중심이 삼성으로 이동한다"고 보는 이유예요.
- 키오시아(285A.T): 반영도 72%. 낸드 반사 수혜예요.
- 시게이트(STX): 반영도 68%. 저장장치(HDD) 수요가 메모리 대체재로 같이 오르는 구조예요.
- 한미반도체(042700): 반영도 66%. HBM을 쌓을 때 쓰는 TC 본더 장비를 만들어요. 병목이 후공정에 있는 동안 계속 엮이는 회사예요.
피해 쪽 — 4종목. 여기는 "악재가 덜 반영됐다면 더 빠질 수 있다"는 방향으로 보세요.
- HP(HPQ), 델(DELL), 레노버(0992.HK), 샤오미(1810.HK): 메모리 원가가 오르는데 완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소비자향 하드웨어 회사들이에요. 특히 델은 재고가 213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자유현금흐름이 47% 줄었어요. 미리 부품을 사재기한 부담이 숫자로 확인되는 거죠. 마이크로소프트도 분기 부품가 상승이 50억 달러 발생했다고 밝혔어요.
- 이 종목들은 원가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려요. 그래서 시장이 아직 이 악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 앞으로 더 조정받을 여지가 있어요.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 정상화되면 원가가 내려가면서 이익이 개선될 수도 있고요 — 이게 아래 역발상 논리예요.)
역발상 — 4종목.
-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이 셋은 메모리를 사는 회사예요. 지금은 원가 상승으로 손해지만, 메모리 고원이 꺾이면 원가가 정상화되면서 이득을 봐요. 그래서 "메모리 거품이 꺼질 때의 대안"으로 엮여 있어요.
- TSMC(2330.TW): 병목이 후공정·베이스다이로 이동하는 구조적 수혜자예요. CoWoS 패키징 증설을 가속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이렇게 흘러갈 것 같아요 🎯
시간축으로 나눠서 보여드릴게요. 확률을 단정하기보다, 각 시나리오가 성립하는 조건과 함께 설명할게요.
ⓐ 향후 6~12개월 — "고원은 아직 높다"
4분기 두 자릿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트렌드포스), 이익은 2027년까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이 구간의 관전 포인트는 10~11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가이던스예요. 여기서 "메모리값 부담" 언급이 나오는지, 아니면 계속 상향되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립니다. 만약 설비투자가 계속 상향된다면 삼성전자·한미반도체의 재평가 여지가 가장 커요. 실제로 국내 증권사 목표주가도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SK하이닉스 264만~500만 원, 삼성전자 40만 원 등, DS투자증권·미래에셋·한화·노무라, 2026년 9월 말).
ⓑ 2~3년 구조 — "수혜가 옮겨간다"
2027년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 속도가 둔해지기 시작할 걸로 봐요. 이때부터 수혜의 무게중심이 메모리 3사 → 파운드리·패키징(TSMC, 삼성 파운드리) → 전력·냉각 인프라로 이동합니다. 2028년에는 신규 팹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공급 과잉 위험이 생겨요. 이게 저희가 가장 크게 보는 위험 요인이에요.
ⓒ 그보다 먼 종착점 — "수요 절벽은 아니다"
이 사이클은 "수요가 뚝 끊기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AI가 필요로 하는 건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대신 성장률은 AI 투자의 수익성(ROI)에 의해 상한이 정해지고, 가격은 구매자의 최적화 능력에 의해 상한이 정해져요. 그래서 "가격·마진이 완만하게 내려가는"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요.
시나리오 세 갈래를 정리하면요.
- 강세: 2027년 설비투자 +30% 이상 유지, HBM4 가격 추가 상승 → 삼성전자·한미반도체가 가장 크게 반응. 다만 확률은 높지 않게 봐요.
- 기본: 가격 상승률은 한 자릿수로 둔해지지만 이익은 고원 유지, LTA·주주환원이 주가를 받쳐줌.
- 약세: 설비투자 하향 또는 엔비디아 차세대 칩(루빈 울트라)의 HBM 탑재량 축소 확정 → 2027년 이익 추정치가 깎이고, 이때는 사는 회사(MSFT·알파벳·아마존)가 부각돼요.
한 달 뒤에 이걸 확인할게요
다음 달 리포트에서 이 5가지를 검증해볼게요.
-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가이던스 — 어디서: 10~11월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 실적발표. 어떻게 보면 맞은 건지: 2027년 가이던스가 +30% 이상 유지되면 강세 논리가 살아있는 거고, 15% 이상 하향되면 저희가 본 "구매자 자기제약"이 훨씬 빨리 온 거예요.
- HBM4 계약가와 마이크론 다음 분기 가이던스 — 어디서: 마이크론 실적과 업계 보도. 매출 500억·총이익률 86% 전망을 지키면 고원이 유효, 밑돌면 경계 신호예요.
- 장기계약 비중과 자사주 매입 — 어디서: 각사 실적 발표와 공시. 장기계약 비중이 늘고 주주환원이 발표되면 기본 시나리오가 굳어져요.
- 엔비디아 차세대 칩의 HBM 탑재량 — 어디서: 플랫폼 스펙 확정 발표. 루빈 울트라의 HBM4E가 1TB에서 384GB로 줄어드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이게 저희가 말한 "수요 자멸"의 첫 신호예요.
- 소비자·기업용 양극화 — 어디서: 트렌드포스 월간 가격 리포트. 기업용 SSD는 +23~28% 오르는데 소비자용은 거의 안 오르는 이 격차가 더 벌어지면, 소비자향 하드웨어(델·HP·레노버·샤오미)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신호예요.
틀린다면 어떻게 알 수 있어요 ⚠️
저희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려줄 관찰 가능한 신호 4개예요.
-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15% 이상 하향될 때 — 어디서: 10~11월 클라우드 대기업 실적발표의 설비투자 관련 문구. 이게 나오면 "AI 투자 소화" 국면에 들어간 거예요. 지금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져 온 건 수요가 계속 늘었기 때문인데, 그 엔진이 꺼지는 첫 신호거든요.
- 차세대 AI 칩의 HBM 탑재량이 줄어드는 게 확정될 때 — 어디서: 엔비디아 플랫폼 스펙 발표. 메모리를 덜 쓰는 설계가 굳어지면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전제가 무너져요.
- 모듈 재고가 급증할 때 — 어디서: 완제품 업체 재고일수 지표. 델의 재고가 이미 두 배로 늘었는데, 이런 재고가 전 산업으로 번지면 수요 둔화가 확인되는 거예요.
- 2027년 설비투자가 우르르 상향될 때 — 조금 역설적이지만, 이게 오히려 위험 신호예요. 지금 잘 벌린다고 다들 증설에 나서면 2028년 공급 과잉의 씨앗이 됩니다. 어디서: 장비사들의 수주 발표.
각 신호가 중요한 이유는 이거예요 — 저희 논리의 전제가 "공급이 물리적으로 못 따라간다"인데,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나오면 그 전제가 흔들리기 때문이에요.
정리하면요
- 메모리 값이 지난달 예상보다 더 크게 오를 전망이에요(4분기 D램 +10
15%, 낸드 +1520%, 트렌드포스 2026년 9월 30일). 초호황이 끝나는 시점도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밀렸어요.
- 그런데 이 사이클이 끝나는 이유는 "수요 붕괴"가 아니라 구매자(클라우드 대기업)가 메모리값을 스스로 누르기 시작하는 것일 가능성이 커요. 메모리가 이들의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8%로 뛰거든요.
- 주가는 이미 방향의 74~82%를 반영했어요. 남은 여지는 "이익 하한이 증명되는 것"과 "수혜가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옮겨가는 것"에서 나와요.
- 저평가처럼 보이는 낮은 PER은 함정일 수 있어요. 사이클 산업에서 "피크 실적 기준 저PER"은 오히려 시장의 경계 신호거든요. 다만 이번엔 장기계약이 하한을 만들어줘서 과거와는 달라요.
- 지금 지켜볼 건 10~11월 클라우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가이던스예요. 여기서 방향이 갈립니다.